저의 동굴을 소개합니다



저는 진공관 앰프 자작을 시작한지 1년이 안되는 초보입니다.

맨 처음 시작은 남들과 비슷하게 인도주xx, 공돌xxx 이런 유튜브 채널에서 6n2 6p1 앰프를 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조립된 것을 알리에서 사서 들어보다가 만들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6H8C/EL34 SE amp 키트를 사서 만들었습니다. 그 키트는 지금은 회로 변경을 통해 EL34 대신에 5B/255M이라는 6L6와 EL34 중간 정도 성향의 관이 들어 있습니다. 이 관이 구관이면서도 사람들이 잘 안쓰는 관이라 30달러 정도로 쌉니다. 잘 안쓰는 이유는 EL34/KT88과 소켓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Loctal 관이라고 하죠. 아무튼 6H8C/EL34 앰프를 6SN7/5B255M 앰프로 개조하고 (러시아산 6H8C 대신 미국산 6SN7도 샀습니다 ㅋ) 중국산 출력트랜스도 국산으로 바꿔서 완성해 놓았습니다. 이건 뭐랄까, 준수한 FM 라디오 소리?가 납니다. 저음이 필요할 때는 나와주긴 하는데 아래의 EL34 SE와 비교하면 좀 경질의 소리라고나 할까요. 대중음악 듣기는 좋습니다

그 다음은 제대로 된 EL34 SE amp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만든게 다른 카페에서 공제한 버전의 아래 앰프입니다. 별칭은 메타모르라고 합니다. 이건 아마도 전형적인 SE amp 소리가 납니다. 볼륨 많이 안 올리면 여자 가수 목소리가 섹시하고 저음은 부족하고, 골방에 잘 맞는 소리일겁니다.



KT88/6550을 쓰다가 EL34로 바꿔 쓸 때는 공급전압을 10V 정도 올려주는 것이 이 회로에서 의도되어 있습니다. KT EL 이라고 쓰여있는 스위치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12AX7/ECC83과 6N2P/6N23P의 초단관을 바꿔쓰기 위해서는 히터 배선을 바꿔줘야 하는데 (12V vs 6.3V) A N이라고 쓰여 있는 스위치가 그 역할을 합니다. 초단관에 끼워놓은 고무링은 microphonic을 잡기위해 끼워놓은 것이지만 실제로는 2차대전 이전에 나온 직열3극관이나 마이크로포닉이 있지, 저런 관들은 전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쌩쑈인거죠.

아무튼 이 두놈은 아래의 PP amp를 만듦에 따라 주전에서 밀려났습니다.



초단에 6922, 드라이브단에 6350 혹은 6463, 출력단에 위에서 나온 5B/255M을 사용하는 push pull amp이고 25W 출력, THD 0.15%입니다. 뮬라드 설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하네요. 글로발 피드백도 사용하고 동시에 캐소드 피드백이라고 부르는 NFB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것 1950년대 매킨토시 앰프 등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옛날 방식이라고 합니다. 진공관 앰프는 출력트랜스 놀음이라는 고수님의 경험담에 따라 출력트랜스에 엄청난 돈을 꼴아 박았습니다. 저 TANGO라고 쓰여진 두 놈이 이베이 셀러가 할인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관세까지 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전면에는 매킨토시 스타일의 blue meter를 넣어주었습니다.

SE amp만 들어봐서 그런지 이건 소리가 좀 이질적입니다. 여자 가수 목소리가 덜 섹시합니다. ㅠㅠ 그런데 이걸로 Tidal에서 빌리진을 틀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저음은 PP구나… 아무튼 제 동굴에서 제일 비싼 놈이 되었네요.



우리 동네는 동네 변압기가 3상 110V를 받아 220V 대신에 195V를 만들어 공급해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25V나 차이가 나면 진공관 앰프에게는 치명타입니다. 원래 의도한 전압에서 10%나 떨어지니까요. 그래서 195V->220V AVR을 특주로 주문해서 쓰고 있습니다. 업체와 통화해보니, 기성품 220V AVR이 15% 정도 허용 오차가 있는데 여름에 에어컨 틀기 시작하면 순간적으로 -15%를 넘어갈 수도 있고 (187V) 그러면 그땐 220V 출력이 안 나오는 순간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저 110V 강압 도란스는 20년째 쓰고 있는거네요

지금부터 나오는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좋은거 들여놓았다고 자랑하려고 올리는게 아니고 그냥 허접한걸로 음감 생활 하는거 보여드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래는 Denon DP-35F라는 것을 20년 정도 쓰고 있었는데 모터가 사망하셔서 버리고 DP-450USB를 들여서 몇 달 썼는데 테크닉스 SL-1300이 외관이 허름해서 싸게 나왔길래 구입했습니다. 근데 이거 쓰니까 데논 쓰기 싫어서 팔아버렸습니다. 데논은 조작감에 든든한 구석이 없는데 테크닉스는 아주 튼튼한 느낌을 주네요

카트리지는 역시 20년쯤 된 오토폰 MC20 SuperII, 데논 DL103LCII인데 둘 다 바늘을 뿌러먹고 부산에 대동전자에 보내서 수리해서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소리는 나옵니다. 좋은 소리가 나오는지는 모르겠고요

승압트랜스는 파트리지 491하고 데논 AU-320인데 데논은 외근 나갔구요, 파트리지 491은 하우징이 없어서 알리에서 5만원에 구입했던 MM 포노앰프 껍데기를 활용해서 대강 만들어주었습니다. 제 물건들 보시면 알리 물건들 천지입니다 ^^

프리앰프와 포노앰프도 남들 설계를 보고 만들었습니다. 껍데기도 알리산이고요



따라 만든 프리/포노 설계가 전설적인 매킨토시 C22 회로를 톤 컨트롤 제거한 라인프리/포노앰프입니다. 원래 회로는 라인프리도 12AX7 3개, 포노앰프도 12AX7 3개를 쓰는 회로인데 너무 12AX7만 쓰는게 지겨워 라인프리에는 12AU7을 쓰고 gain을 10배->3배로 줄인 회로도를 짜봤습니다. 소리는 잘 나옵니다. 좋은 소리인지는 막귀라 잘 모릅니다.

소스기기를 보니 블투도 알리, DAC도 알리, 리니어 전원도 알리네요 ㅋ

CD는 이제 거의 듣지는 않는데 없으면 아쉬울 것 같아 구닥다리 Blue ray/SACD 플레이어를 버리지 않고 설치해 두었습니다



스피커는 골방 크기에 맞게 포칼 아리아 K2 906입니다. 드디어 알리 출신 아닌 놈이 나왔군요 ^^ 옆에 보이는 금형 스프링은 모든 경우에 다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서 쓸 때도 있고 안 쓸 때도 있습니다. 대중음악의 드럼, 베이스에는 효과가 좋은 것 같고 대편성 클래식은 악영향이 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 놈이 뒤로 떨어져서 어찌 꺼낼지… ㅠㅠ

그리고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따로 구입하지 않았고 팬리스 컴퓨터 2대를 가지고 Logitech Media Server를 설치해 쓰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Wyse라고 쓰여진게 Dell 씬클라이언트에 우분투가 설치된 것이고요, LMS 서버는 거실에 셀레론 팬리스로 따로 있습니다. 이걸로 로컬 MP3/FLAC을 듣거나 타이달을 듣습니다. DAC이 토핑 E50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USB 스위치를 하나 둬서 이쪽 저쪽으로 변경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에는 화면이 있으면 좋죠. 이건 알리산 태블릿에서 적출해낸 LCD에 아크릴 잘라서 파는 곳에 원하는 크기로 주문하여 순간접착제로 붙였습니다. 이렇게 하우징을 만들어서 Dell 씬클라이언트에 달아준 것입니다. 현재 LMS 클라이언트가 플레이하고 있는 곡의 정보를 보여줍니다.

제작 후 앰프에 맨 처음 전원을 넣을 때는 혹시라도 이놈이 포칼 스피커를 잡아먹으면 어쩌지? 하는 염려가 있습니다. 그럴 때 쓰는 JBL 새털라이트입니다

3~4평짜리 골방인데 이 작업대가 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어서 오디오는 뒤로 가립니다. 아래 사진에서 녹색 막대기는 8옴 짜리 더미 저항입니다. 진공관 앰프는 스피커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력을 주면 트랜스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빈티지 트랜스는 탈 수도 있다고 하네요.

20MHz 사양으로 Keysight 오실로스코프 제품중 가장 낮은 사양인데 그래서 아예 이름이 EDUX (education) 입니다. 그런데 EDUX1052 다음에 G가 붙은 모델은 패턴 제네레이터를 내장하고 있어서 오디오쟁이들에게는 환상의 가성비 제품이 됩니다. 오디오는 20KHz까지만 있어도 감지덕지인데 20MHz까지 있잖아요. 그리고 패턴 제네레이터가 있는 G 모델은 이런걸 측정해볼 수 있습니다.

위에 보여드린 PP 앰프의 주파수 응답특성인데 (gain vs. freq) Tango 트랜스 덕분에 기똥찬 특성을 보여줍니다. 10Hz부터 약 40KHz까지 거의 증폭률이 같습니다. 참고로 맨 처음에 자작했던 중국산 EL34 키트에 번들되어 있던 트랜스는 아래와 같은 특성을 보입니다. 10Hz에서 80Hz 정도까지는 gain이 일정하지 못합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기대하는게 죄악이죠. 20KHz가 넘어가면 커다란 딥이 생깁니다.

이것만 있어도 시작한지 1년도 안된 자작인에게는 충분하지만 모든 남자의 취미는 장비빨이 있습니다. 그래서 40년된 HP Audio Analyzer를 구입했습니다 (HP->Agilent->Keysight)

이건 THD, SNR, SINAD 측정용입니다. 이걸 윈도우 PC에 연결하면 이런걸 측정해볼 수 있습니다.



PP 앰프의 THD 측정인데 대강 0.2% 정도로 진공관 SE 앰프보다 훨씬 낮은 값이 나옵니다. 이래서 SE vs. PP 앰프 소리 성향이 다른가 싶기도 합니다. 제가 TR 앰프 소리도 모르지만 진공관 PP 앰프는 TR 앰프 스타일의 소리가 나오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이 정도 소개했으면 위의 오디오를 가지고 녹음된 기똥찬 음질의 녹화가 나오는게 정상이겠죠?

그런거 없습니다.

여러 분이 구입해서 사용하시는 전문 오디오 제품이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겁니다.

다만 이렇게 자작을 하면 오디오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주고 너그러워지게 해주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든 앰프가 무척 소중하죠

사실 어디에 돈 받고 팔고 AS해줄 수 없는 품질의 기기들이기 때문에 평생 껴안고 가거나

아니면 지인들에게 무상 대여해줄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런데 부작용은 Audio Precision사의 수천만원짜리 audio analyzer가 갖고 싶다 이런게 생깁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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